APIO가 끝나고 저녁을 먹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탑승했다.
사람이 많은 시간대라 그런지 버스 안은 붐비고 있었다.
나는 앞문과 뒷문 중간의 어정쩡한 위치에 서 있었다.
버스를 타고 조금 가다보니 버스 앞에 차가 천천히 갔다 섰다 하면서 뭔가 이상하게 운전을 해서 기사 아저씨가 경적을 울렸다.
그 때 어떤 중년 남성이 ‘X발… 운전 X같이 하네’라고 혼잣말을 했음. 그래서 앞 차한테 욕하나보다 했는데 가면서 운전사 아저씨 뒤쪽에서 계속 욕을 하는 것이었다.
참고 가려고 했는데 10분 넘게 계속 욕을 하더니 뒷문 근처에 가면서 버스 몇 년 몰았는지 보겠다면서 기사 아저씨 정보 있는 데서 또 한참 서성이면서 욕을 하는 것이었다.
소심한 나는 직접 조용히 하라고 말하지는 못하고 핸드폰을 꺼내들고 경찰에 신고할 결심을 했다. 버스 번호랑 남성의 인상 착의 및 타고 있는 위치를 상세하게 적어서 전송을 하려고 했다.
근데 타고 있는 다른 사람이 ‘너 빡치는건 알겠는데 공공장소니까 욕하지 말라’라는 논조로 말을 하길래 이제 좀 조용해지겠지 생각했는데 계속 하길래 정거장 지나는 타이밍을 잡아서 ‘지금 막 이러이러한 정거장을 지났고, 저러저러한 사람이 있다. 승객이 말해도 안 듣더라’라는 식으로 신고를 했다.
그런데 우연히도 신고를 하자마자 문제의 남성이 내리고, 정거장 바로 앞의 가게에 들어가버렸다. 가게 앉아서 TV 보고 하는거 보면 주인이던지 주인 남편이던지 할 듯. 계속 ‘사람 바쁜데 운전도 못한다’라면서 욕한 것 치고는 여유있어 보이셨다.
그래서 여튼 내렸다고 정정문자를 보내고 열심히 신고를 했는데 아무것도 없겠구나 하면서 가고 있었는데 0000번에서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문자가 왔다. 그 다음 2분쯤 후에 경찰관한테 전화가 와서 어디서 내려서 어디로 갔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아마 경고 정도만 받고 끝나겠지만 여튼 일개 시민의 사소한 불편도 신고할 수 있다는게 좋았다. 경찰 짱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