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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공 나무를 보면서 R&E로 저런걸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학교 R&E 구조의 단점 같은게 보였다.
우리가 그런 창의적인 주제를 하고 싶어도 학교 R&E의 ‘1년안에 무조건 결과를 내고 논문을 써야 한다’라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좀 창의적인 주제가 있거나 연구 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 하더라도 1년 안에 결과가 나올 것 같지 않거나 논문 쓰기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 어쩔 수 없이 버리게 된다.
실제로 우리 팀 같은 경우도 하드웨어 쪽 연구 등을 고려했다가, 1년 안에 제대로 된 결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돼서 접은 적이 있다.
학교 기초 R&E에서 재발표 한 애들 중 걔네들이 정말 R&E 기간에 열심히 안 해서 재발표 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단순히 주제 등을 자신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하려고 했다가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재발표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 하나만 가지고 1년 동안 열심히 한 연구가 다른 연구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게 옳은지 잘 모르겠다.
내가 아직 사회에 나가 보지 않았지만 이런 ‘결과 위주의 평가’가 우리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에 퍼져 있을텐데 이런 점이 해결되지 못하면 결국 사회의 발전을 더디게 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좋은 주제’와 ‘좋지 않은 주제’라는 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걸 단순하게 결과만 가지고 판단하는 게 옳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로호 같은 경우도 그렇다. 나로호가 성공할 때까지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할 때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응은 ‘힘내서 열심히 연구해서 다음에 성공하자’가 아닌 ‘국민의 세금을 폭죽 날리는데 쓰고 있다’였다.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몇 번의 실패가 있을 수 있다. ‘성공’ 뿐만 아니라 ‘성공을 위한 실패’도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