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코 러브 스토리 보고 왔다. 주위의 호평에 기대감이 높아졌던 탓인지 살짝 실망스러웠다.
일단 영화 외적인 부분에서 영화에 몰입하는데 방해를 받았다. 가장 큰 문제는 상영관의 음향 시스템이 정말 별로였던 점이다. 영상과 음향이 완전히 분리된 느낌을 받아서 전혀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조조로 가서 약간 졸렸던 것과 미묘한 자막 번역 퀄리티도 영향을 미쳤다.
스토리는 나쁘지는 않았지만 좋지도 않았다. 특히 모치조가 고백한 이후의 전개가 지루하게 느껴졌다. 타마코의 심리상태를 바톤부 연습 중 봉을 놓치는 것으로 표현한다던가, 어머니와 아버지의 연애 이야기를 듣고 결심을 굳히는 것도 진부하게 느껴졌다. 중간중간에 떡에 관련된 수위 약한 음담패설이 나오는데 별로 재밌지도 않고 영화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았던 점도 감점 요소였다.
작중에서 미도리가 고백을 도와주는 것 같기도 하고 방해하는 것 같기도 해서 뭔가 숨기는 게 있는 줄 알았는데 마지막까지 떡밥 회수가 안 된 것도 의문스러웠다. 떡밥이 아니라 원래 성격이 그랬던 것인가…
좋았던 것은 쿄애니 특유의 깔끔한 그림체와 특색있는 캐릭터들이 어울려 작품의 분위기를 잘 살린 점. 주인공인 타마코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공순이 칸나랑 초반에 잠깐 나오는 쵸이가 제일 귀여웠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평타는 친 것 같다. 언어의 정원보다는 못했지만 중2병 극장판 보다는 훨씬 나았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사운드 문제 때문에 성우들의 연기와 OST를 제대로 못 들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사운드가 제대로 된 곳에서 다시 한 번 보고싶음.